UNESCO 세계자연유산 화산섬 제주도의 도보여행길 제주올레

걷는 사람, 길 위에 사는 지역민 그리고 길을 내어준 자연이 함께하는 행복한 길을 목표로 만들어진 도보여행 길

제주올레 길

제주올레 바다

제주올레는 도보 여행자를 위한 길이다. ‘올레’는 거릿길에서 대문까지, 집으로 통하는 아주 좁은 골목길을 지칭하는 제주어이다. 그래서 올레는 개인과 외부세계를 연결하는 통로이기도 하다.

유네스코 지정 세계자연유산이 있는 섬이자 아시아의 대표적인 휴양지인 제주도에 2007년부터 만들어진 이 길은 바다와 오름(작은 산이나 언덕처럼 보이는 휴화산의 일종), 검은 현무암으로 쌓은 돌담, 사시사철 푸르른 들, 길가에 만발한 들꽃, 주황색 과실이 주렁주렁 달린 귤나무 밭 등 제주도의 빼어난 풍광 속으로 우리의 걸음을 이끈다. 제주올레는 자연 그대로의 원형을 살려 이은 길이기에 도심 산책로처럼 모든 것이 갖춰진 편안한 길이 아니다. 오히려 구불구불하고 원시적인 자연 그대로의 길이어서 조금은 불편하고 고생스러울 수 있다. 그러나 이 길을 놀멍 쉬멍 걷는 사람들은 약간의 불편과 고생을 감수하며 자연과 문화를 즐기고, 지역민과 교류하면서 행복을 얻고 치유를 얻어 돌아간다.

제주올레를 만든 서명숙 이사장은 시사주간지의 편집장이었다. 20년 만에 기자를 그만 둔 그녀는 산티아고 순례길 걸으며 자신만의 순례를 하게 된다. 순례도보여행 막바지에 그녀는 영국에서 온 여성과 만나, 각자 자기의 나라에 돌아가면 산티아고 같은 길을 내 그녀들이 길 위에서 누렸던 평안과 행복을 다른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자고 약속한다.

그녀는 고향인 제주도로 돌아와서 2007년부터 세계 도보여행자들이 사랑할 만한 트레킹 루트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녀와 몇몇 자원봉사자들이 제주도에 숨어있던 길을 찾아내고, 자동차가 접근할 수 없는 작은 길을 찾고, 잊혀진 길들을 복원해 도보여행자들이 탐험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만들어낸 것이다. 처음에는 그녀 혼자 시작했지만, 수많은 자원봉사자와 후원자들이 (사)제주올레라는 비영리법인을 만들어 열정과 시간을 보태며 27개 코스 437KM 길로 완성했다.

제주올레 밭담
산티아고 순례길 사진
제주올레 오름

(사)제주올레가 길을 찾아낼 때 세운 원칙이 있다. 옛 제주인들이 걸어서 다녔던 길, 가능한 포장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길, 제주의 풍광과 문화를 고스란히 보여줄 수 있는 길을 찾아 잇는 것이다. 제주올레 길은 사유지를 지나기도 하고 공유지를 지나기도 한다. 사유지로 길을 낼 때는 사유지 주인을 만나 대화와 설득을 통해 통행권을 얻어 낸다. 대다수 사유지 주인들은 제주를 찾는 손님들을 위해 기꺼이 그 길을 내어 준다. 그렇게 해서 제주올레는 경치 좋은 관광 코스가 아니라 삶이 이루어지고 정신이 깃든 현장이 되었다.

제주올레는 이 길이 미래 세대까지 이어져 백년, 천년 사랑받는 길로 잘 유지되기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내는 후원 회비와 자원봉사로 운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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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순례길 사진
제주올레 숲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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